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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다시훨훨”, 강예나 (배우/감독) 인터뷰

2024.01.01. | 윤선재 기자

 

강예나 배우는 최초,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발레리나이다. 2013년 은퇴 전까지 26년간 발레리나로 생활하며 타고난 재능과 노력을 통해서 그 분야 최고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은퇴를 하며 선택한 길은 발레 지도자가 아닌 배우의 길이다. 강예나 배우는 늦은 나이에 자신이 평생을 걸어온 길과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만 했다. 배우의 위치에서만 머무를 수 있는 성격이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직접 단편영화를 제작, 시나리오부터 주연 배우로 또 감독까지 하며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직접 제작한 단편영화 “다시훨훨”을 통해 ‘2023 시카고 인디 필름 어워즈 여우주연상’, ‘2023 LA 인디펜던트 필름 채널 페스티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자신이 평생 쌓아 둔 업적이 있는 발레의 세계에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그리고 영화 제작/감독으로서 인생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강예나 배우/감독을 만나본다.

 

 

Q1) 처음 발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저희 외가댁이 굉장히 예술분야 쪽으로 신구들이 많았다. 어머니도 피아노를 치셨고 그래서 딸 둘 중에서 한 명은 예술학교를 보내고 싶으셔서…저는 어렸을 때 피아노를 치긴 했지만 소질이 없어서 만화책 보면서 그림 그리고 그랬는데 늘 배경이 발레 배경 만화였다.

어머니께서 초등학교 6학년때 선화(예술)학교…신입생 모집 때 피아노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을 것 같고 미술을 시키면 만화가가 될 것 같아 ‘그럼 너 좋아하는 발레나 한번 해보자’ 이렇게 시작된거죠…!』

강예나 배우/감독이 발레를 처음 시작하게 된 배경은 집안 배경이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로 보인다. 외가댁이 예술가 집안이고 어머니도 피아노를 하셨던 만큼 당시 예술에 대한 이해도 깊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접근도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Q2) 그 (발레)분야에서 일류로 남기 위해 어떤 숨은 노력들이 있었는가?

『제가 발레를 늦게 시작하기도 했고 항상 어딜 가나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을 안 하고 한참 뒤처진 입장에서 시작을 하는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현재까지도 제가 극장 외에 촬영장 갈 때도 무조건 1시간 반 2시간 전에는 가서 미리 웜업(warm up)을 하고 준비를 다 완벽하게 해놓은 상태에서 시작을 한 거는 발레 할 때부터 그런 습관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에비티에 있었을 때도 별명이 ‘얼리버드’였고 그걸로 잡지에도 기사가 난 적이 있었고 왜냐면 너무 제일 먼저 와서 몸 풀고 빌딩 불 다 켜고 이런 사람이 저였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발레를 그만 은퇴를 하고 연기 아카데미에 가서 수업을 한 2년 정도 들었을 때도 항상 제가 먼저 문 따고 들어가서 불을 키는 학생이었거든요.
제가 그때 이미 마흔이 넘었을 땐데 그래서 그때 진짜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고…』

강예나 배우/감독은 발레를 다른 전공자들에 비하여 늦은 나이에 시작을 하였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여야 했다고 전한다. 발레의 본고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불을 켜고 연습실을 들어가고 제일 끝에 불을 끄고 연습실을 나올 만큼 노력을 하였고 그런 모습이 잡지에 나올 정도였다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 짐작이 갈만하다. 한국인의 근면, 성실성과 책임감이 기본이 되었다고 한다.

 

Q3) 발레리나의 삶에서 밖으로 나와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

『일단은 되게 무서운 느낌이 들었고요. 왜냐면 제가 아는 세상은 발레의 세계 정말 그 온실 속의 화초같이 좀 보호막이 있는 그리고 세상 진짜 세상과는 좀 동떨어진 그런 테두리 안에 살고 있었는데 은퇴를 해서 그 분야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간다는 거는 굉장히 좀 무서운 일이었죠.

굉장히 외로웠어요. 외롭지만 또 재미있었어요.

어떤 부분에서는 왜냐하면 발레리나로 산다라는 거는 자기가 온전히 제 의지로 어떤 결정권을 가지고 산다는 느낌이 안 들었거든요.

그 발레단에 하는 작품을 해야 되고 또 어떤 작품의 해석에 있어서도 자기 해석보다는 안무자가 원하는 해석 아니면 거기에 단장님이 원하는 해서 그리고 의상도 뭐 자기 마음대로 입을 수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근데 사업을 할 때는 저 혼자 사업을 하는 거였기 때문에 모든 결정권은 제가 다 가지고 있고 또 거기에 따른 책임감이 있지만 그래서 굉장히 자유를 처음으로 느꼈던 그런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자유를 이번에 제가 영화를 제작 감독 연기하면서 다시 느꼈죠.』

강예나 배우/감독은 발레계를 떠날 때 다른 일반 직장인들이 퇴직을 하며 느꼈을 그런 감정들과 외로움, 두려움을 함께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발레를 할 때와는 달리 무대위에서 짜여지고 지시된 대로 움직이던 삶에서 주도적으로 자신의 일을 하면서 자유를 만끽했고 영화를 제작하면서 그런 자유를 더 많이 누렸다고 한다.

 

 

Q4) 배우의 길을 선택하게 된 배경과 그 시작은 무엇부터인가?

『2014년도죠. 그때 다시 한 번 무용수들이랑 다른 장르 예술가들이랑 같이 공연을 할 일이 있었어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장진 감독님 영화 감독님의 공연을 했는데 그때 제가 사업만 하다가 다시 예술가들이랑 뭉쳐서 공연을 하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김수로씨가 ‘발레선수’라는 연극을 올리셨어요. 지인을 통해서 김수로씨를 소개를 받게 되고 처음으로 연극 무대로 데뷔를 하게 됐고 그거 끝나고 난 진짜 연기가 너무 재밌는 것 같아 신인으로 돌아가서 연기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죠』

강예나 배우/감독은 발레를 은퇴하고 더 이상 발레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무대에 서는 것은 그가 가진 예술가, 배우로서의 DNA를 감출 수 없는 본능과 같은 것이다. 은퇴 후 김수로씨의 ‘발레선수’라는 연극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연기자가 되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는 평소 잘 알고 지낸 배우 김혜은씨와 배우 윤경호씨의 칭찬과 독려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Q5) 발레에서의 연기와 연극/영화에서의 연기의 차이점은?

『(발레)연기를 할 때는 대사 없이 마임으로 연기를 하지만 100%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장르거든요.

근본적으로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똑같지만 어찌 됐든 간에 발레는 큰 극장에서 풀샷으로 보는 장르고, 연기 연극도 마찬가지고 근데 매체 연기로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이게 작아져야 되거든요.
지금 프레임 안에 그리고 또 어떨 때는 익스트림 타이트로 들어오면 눈만 잡기도 하고 아니면 뭐 손만 잡기도 하고 굉장히 작아지는 작아진 프레임 안에서 스토리 텔링을 하는 거기 때문에 너무 잘 보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발레나 연극을 할 때처럼 모션이 클 수가 없죠.

제가 연기를 했을 때 보컬 트레이닝을 엄청 많이 했었고 또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발음이 좀 빠다발음 같은 게 있었었는데 그거 교정도 많이 했었어야 되고…』

발레의 연기는 크고 화려하다. 무대 위에서 극장의 멀리 있는 관객들까지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을 만큼 감정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극과 같은 연기의 경우 작아진 프레임 속에서 더 세밀하게 연기를 하여야 하기 때문에 발레처럼 동작이 클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임으로 연기하는 발레와는 달리 연극이나 영화의 연기에는 발성이 필요하다.

이런 차이점을 극복하기 위해 강예나 배우/감독은 여러가지 많은 트레이닝을 받고 연습하고 있다.

 

Q6) 직접 모든 것을 다 해야만 했던 이유가 있는가?

『제가 사실은 저를 캐스팅하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고 이거를 감독 다른 사람한테 맡기느니 이 시나리오의 근본적인 핵심을 꿰뚫고 있는 사람은 그리고 이거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제일 잘 그 디테일까지 나밖에 없겠다 그러면 내가 감독까지 해야 되겠다.
근데 이거를 누가 만들어줘? 내가 만들어야지 그러다 보니까 제작도 제가 스스로 하게 되고 그렇게 해서 시작이 된 거죠.

그때가 또 코로나 기간이라서 제가 하기로 했던 작품이 줄줄이 다 취소가 되고 그 당시에 문화계가 가장 직격탄을 맞았잖아요. 그래서 너무너무 제 주변에 놀고 있는 배우들이 많았고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 이 배우들을 다 제가 수용을 할 수는 없지만 제 영화에 7명의 배우들이 출연을 하는데 그 해에 그 배우들이 제 작품밖에 안 했어요.』

배우의 길을 가고자 했던 강예나 배우/감독에게 캐스팅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이 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며 스스로에게 배역을 주고 배우가 되고 일자리를 창출 하였다.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자신만을 위한 영화가 아닌 7인의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종의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Q7) ‘다시훨훨’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한다면?

『일단 제가 맡은 캐릭터는 굉장히 유명한 발레리나였는데 여러 가지 멘탈 이슈나 뭐 마음의 병이 좀 있어서 어 공연 도중에 도망을 치고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좀 은둔 생활을 하는 페인 발레리나 역할을 맡았고요.

또 배우 홍새롬 씨가 맡은 서인이라는 역할은 신인 발레리나 그런데 좀 아직 자신의 알을 못 깨고 나오는 그런 역할 그리고 또 한 명의 남자 주인공은 한때 총만 받는 배우였는데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그 배우의 꿈을 포기하고 지금은 강원도에서 그 피트니스 센터를 하고 있는 이 3명의 인물들이 서로를 만나서 힐링을 받고 자신한테 가장 맞는 행복을 찾아가는 그래서 결국은 셋 다 다시 펄펄 난다 이런 주제의 영화입니다.』

감예나 배우/감독이 만든 ‘다시훨훨’은 3명의 어른들이 자신들의 핸디캡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드라마이다. 이 영화를 통해 ‘2023 시카고 인디 필름 어워즈’ 및 ‘2023 LA 인디펜던트 필름 채널 패스티벌’에서 각각 여유주연상을 수상하게 되는 쾌거를 이룬다.

 

Q8) 앞으로 어떤 생각을 담은 작품들을 만들어 갈 예정인가?

『일단은 발레랑은 전혀 관계가 없는 주제에 어 영화를 구상 중에 있고요. 죽음에 관한 주제가 될 것 같아요. “네 가지 죽음에 관한 사색” 같은 그런 시놉을 써놨고 이제 그거를 좀 시나리오로 풀기 위해서는 또 앉아서 저 안에 동굴로 들어가야 되는데 좀 쉬어야…』

다음 작품은 발레와는 완전히 관계없이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삶과 죽음을 생각하면 심오하고 무척 무거운 주제가 될 것 같지만 강예나 감독은 그 내용을 무겁지 않게 가볍게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전체적인 이야기는 구상이 끝났지만 시나리오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은 잠시 휴식기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Q9) 새로운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저한테 한 3년 전에 이 질문이 왔었다면 좀 사뭇 다른 대답을 했을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이제 이렇게 영화도 제작해보고 배우로서 내년이 되면 횟수로 8년째 활동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제 배우 생활을 하시는 그러면 짧으면 짧다고 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길다면 길다고 볼 수도 있는데,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각오를 하셔야 되고 길고 끈질기게 하셔야 된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렇기 때문에 뭐 운이 좋아서 탁 바뀌었는데 단숨에 대박이 날 수도 있지만 제가 이렇게 장르를 바꿀 수 있었던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너무나 힘든 발레라는 장르에서 끝까지 정점을 찍어봤기 때문에 뭔가를 꾸준히 끈질기게 하는 근성은 장착이 되어 있었어요.

제가 그래서 그 힘을 믿고 지금 다른 분야에서도 끈질기게 이거를 하고 있는데 금방 실증을 내는 타입이다 그러면 잘하는 거를 하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현실적으로 무턱대고 장르를 바꿔서 이러기에는 현실이 참 녹록지 않구나 하지만 어떤 정말 자기가 사랑하는 게 있다 그리고 거기에 올인을 할 오랫동안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각오가 서 있다 그러면 어 하셔야죠 이게 운명이라고 느껴지시면…』

강예나 배우/감독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끈질기게 하는 근성’을 강조한다

강예나 배우/감독은 이미 발레라는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을 만큼 노력하고 성공도 성취해 보았다. 그런 만큼 어떤 일에 있어 성공을 위해 무엇을 얼마나 희생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보다 더 잘 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매체에서 무턱대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며 그 과정을 생략해 버리는 모습을 보며 무책임 하다고도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각오가 필요하다고 전한다.

 

겉으로 보기엔 연약하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외모지만 세계에서 한국의 이름을 빛낸 발레의 최적화된 몸과 재능으로 무장한 강예나. 한국인의 근면 성실함이라는 무기로 무장을 하고 26년간 발레리나로 찬사를 받은 강예나.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좀 더 편한 길을 갈 수도 있지만 배우라는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더 나아가 영화 제작/감독/시나리오/배우 이 모든 것을 직접 진행하며 스스로 직업을 만드는 강예나 배우/감독.

그는 자신의 모든 노력의 결과로 2023년 두 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우리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어떤 과정으로 노력을 하고 성취를 하게 되는지 직접 잘 보여주고 있다.

인생 2막이라고 한다. 하지만 강예나 배우/감독은 인생의 과정이 전과 후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과정을 토대로 하고자 하는 일의 업적을 이루는 연속된 과정으로 하나의 인생을 어떻게 살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직접 만들어 가며 보여준다.

 

윤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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