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콜

2020.03.31. | 윤선재 기자
 
[ ‘울프 콜’ 영화 포스터 ]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심해.
보여서도 들려서도 안되는 그곳에서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바로 죽음의 신호와도 같은 “울프 콜”
 
“울프 콜”이란 명칭은 아군 잠수함이 적군에게 발견되었을 때 울리는 위험신호로 그 소리가 늑대의 울음소리와 유사하여 사용되는 용어이며 이번 영화에서 그 만큼 상황이 급박한 것임을 영화제목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
영화 시사회들도 많이 취소되고 극장가기도 꺼려지기에 뒤늦게 본 영화지만 영화 “울프 콜”은 나름 관객들이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프랑스 해군의 티탄 함의 음탐사 ‘샹트레드’는 작전지역에서 데이터에 있지 않은 4엽 프로펠러 잠수함을 포착하지만, 화물선으로 인식하고 안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의문의 선박은 티탄 함을 향해 강한 음파를 발사하여 적에게 티탄 함의 위치를 노출시켜 위기를 맡게 만드는데요.
 
절대절명의 위기를 벗어난 티탄 함은 복귀하지만 음탐사 ‘샹트레드’는 자신의 실수라는 생각에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자신이 들었던 4엽 프로펠러의 소리를 잊지 못해 기밀서류까지 뒤져가며 그 소리의 정체를 알아내게 됩니다.
 
바로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구소련의 ‘티무르3’라는 사실을 알아내지만 군법위반으로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배링해에서 쏘아 올린 핵탄두가 프랑스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동안 티탄 함의 함장이였던 ‘그랑샹’이 타고 있는 ‘무적’함 또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를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절차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구소련의 ‘티무르3’를 입수한 테러집단의 농간임을 알게 되지만 이미 핵미사일 발사절차를 밟고 있는 ‘무적’함과는 교신이 끊어진 상태로 핵전쟁이 일어나기 일보직전의 상황을 맡게 됩니다.
 
한 번 명령이 하달되면 그 명령권자인 대통령 조차도 취소를 할 수 없는 바로 그 절차를 군인들은 훈련받은 그대로 실행에 옮기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영화는 적과의 싸움이 아니라 내부의 적과 그 문제해결을 위한 갈등을 현실적 문제를 지적하며 이야기에 잘 녹여주고 있는데요.
 
핵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핵으로 중무장하며 서로를 견제한다는 핵억제력은 그럴듯한 명분으로 많은 나라가 핵무기를 소유하게 만들었지만 그 만큼 감수해야 할 위험도 많은게 사실입니다.
 
영화 ‘울프 콜’은 이런 부분에서 핵잠수함이 펼칠 수 있는 화려한 액션 보다는 그 잠수함이 활용되고 있는 현재 시스템의 불합리성과 그런 불합리함을 강요 받게 되는 사람들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이는 단지 핵잠수함의 운용에 관한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판에 의하여 취소할 수 없는 명령을 수행 중인 핵잠수함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핵미사일 발사 전에 그 핵잠수함 ‘무적’함을 침몰시켜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영화의 각 인물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깊은 고뇌에 빠지지만 결국 지금까지 훈련된 방식대로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게 됩니다.
 
영화 “울프 콜”은 해피엔딩이나 누군가의 통쾌한 승리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닙니다.
 
잘못된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그것의 결함을 알지만 누군가는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하여 타인을 희생 시키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런 시스템 속에서도 지키고 싶은 정의와 평화를 위해 기꺼이 스스로를 희생 시키며 남아 있는 사람들의 불완전함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영화 ‘울프 콜’은 잠수함이라는 폐쇄적이며 인간의 인내력이 한계에 다다르는 그 곳에서 순간의 판단으로 생사를 오가는 잠수함 승무원들을 모습을 제한된 세트 속에서도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시스템에 관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바다와 같은 심오한 내용이 있음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드러나 보입니다.
 
관객들은 음파탐지기 소나의 음파에 영화속 주인공인 음탐사 ‘샹트레드’와 함께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모든 소리에 집중하며 긴장을 이어가게 됩니다.
 
영화의 전개 방식이나 결말이 기존의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과 사뭇 다른 느낌은 프랑스 영화 나름의 심오함에서 나온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화려한 액션 영화를 생각했지만 그 속에서 철학을 찾게 될 나름 집중되고 괜찮은 영화 ‘울프 콜’이였습니다.
 

 

윤선재 기자
allthatmotor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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