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2020.02.01. | 윤선재 기자
 
[ 영화 “남산의 부장들” 포스터 / 출처 :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
 
 
1979년 10월 26일 서울 궁정동 안가에서는 18년 5개월 박정희 정권의 마지막을 알리는 총성이 울립니다.
 
「10.26 사건」이 발생하기 전 40일간의 내용을 이야기 해주고 있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2020년 새해 극장가를 휩쓸고 있습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김충식 작가(현 가천대학교 교수)가 동아일보에 연재하였던 원작인 『남산의 부장들』을 베이스로 하는 작품으로 아직도 많은 의문을 남기는 사건에 대해 고증에 따른 사건 전개와 함께 중심이 되는 각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 상태를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의 내면연기에 힘입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영화 개봉전 예고편에서 비춰지는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의 모습과 그들의 목소리 그리고 그 배경은 이미 이 영화가 가지는 주제의 무게와 함께 흥행에 대한 확실한 기대를 가지게 만들어 줍니다.
 
[ 영화 “남산의 부장들” 예고편 / 출처 : 유튜브 SHOWBOX ]
 
 
영화 내부자들로 잘 알려진 우민호 감독은 오래전 군제대 후 친구 집에서 우연히 읽게 된 김충식 작가의 『남산의 부장들』에 감동을 받게 되었고 지금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만들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원본이 연재되던 때도 서슬퍼런 군사정권 시대였음을 생각할 때 남산의 부장들 원본이 쓰여졌다는 사실 자체도 대단하며 이런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감독이 가지는 시대 정신을 녹여 넣을 수 있는 현재의 시대상황 변화도 대단하게 생각되게 만듭니다.
 
(비록 장르는 다르긴 하지만 동일한 내용으로 만들어졌던 “그 때 그 사람들”(2005, 백윤식, 한석규 주연 / 임상수 감독, 블랙코메디)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져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일부 장면이 삭제 되기도 하였습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남산의 부장들』은 당시 권력의 핵심이였던 남산에 위치한 「중앙정보부의 부장들」을 가리키며 『10.26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여러 사건들의 핵심 부장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0.26 사건』이 역사적 사실이기에 영화의 내용만 보더라도 누가 박정희 대통령,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차지철 경호실장, 김형욱 (전)중앙정보부장 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는 각 인물들을 본명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데요. 여기에 대해서 우민호 감독은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토대로 하지만 영화가 등장 인물들의 감정과 내면을 쫓아가는 이야기다 보니 고증이 되거나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실명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웠다고 한 인터뷰에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0.01.17.)
 
[ 영화 “남산의 부장들” 스틸사진 / 출처 :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 
 
 
영화는 시간 순서에 따라 사건이 전개 되면서 각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의 변화를 서서히 소나기가 내릴 것 같이 잔뜩 물을 머금은 먹구름 처럼 영화를 보는 관객들 또한 그 시대의 무게를 느끼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김규평의 심경의 변화를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준 이병헌 배우의 연기는 누구도 나무랄 곳이 없어 보입니다.
 
 
당시 경제적으로 발전과 번영을 가져오긴 하였지만 그 이면에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부정적인 모습들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의 암투, 배신과 배반 등이 영화 『대부』와 다름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10.26 사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나 TV프로그램, 영화들이 공통적으로 의문을 남기는 부분이 있습니다. 과연 당시의 김재규 (극중 ‘김규평’ 이병헌 분)가 자신의 중앙정보부로 가지 않고 육군본부로 가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 때 김재규가 중앙정보부로 차를 그대로 몰고 갔다면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어떠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을지?
 
그는 진정 절대 권력자에게 맞서 독재정치로 부터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방아쇠를 당기게 되었을까요?
권력의 암투과정에서 충동적으로 일으킨 범죄일까요?
 
영화 남산의 부장들도 그 의문에 대한 결론을 뒤로 한채 어둠을 뚫고 진행하던 그가 탄 자동차의 불빛이 유턴을 하며 김규평이 바라던 그런 곳과 달랐을 방향으로 향하게 됩니다.
 
한 시대의 변화를 가져온 사건인 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요.
 
영화를 보기 전 간단하게 『10,26 사건』 및 『제3, 4 공화국』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고 보게 된다면 영화 내용의 이해와 감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는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의 재판 중 최후 진술 주요부분을 들려주며 10.26 사건의 장본인이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였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그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에 힘을 실어주며 끝을 맺고 있습니다. 
 
 [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 최후진술 / 출처 : 유튜브 천주교열린미디어나무소리 ] 
 
 
윤선재 기자
allthatmotor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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