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전은 어디로…?
2019.08.23. | 윤선재 기자

[종착역인 사당역에서 내리지 못한 승객들이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 사진 윤선재 기자]
“JTBC에 제보해야겠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지하철에서 하차 하려고 앞사람을 따라가던 승객들의 하는 말입니다.
오늘 2019. 8. 23. 금요일 오후 18시 50분경, 사당역을 종착역으로 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4호선의 문이 닫히며 몇몇 승객이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열차가 출발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사당역을 종착역으로 운행하는 열차임을 방송을 통하여 이미 알고 있는 승객들은 줄지어 천천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열차에서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차하는 승객과 플랫폼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이 뒤엉키면서 하차하는 승객들이 미쳐 다 내리기도 전에 종착역임을 알리고 빨리 하차하라는 안내 방송이 끝나기 무섭게 열차의 문은 닫히며 몇몇 승객들이 열차에 그대로 남게 되었습니다.
당시 승객들은 당황스러운 상황이였지만 무리하여 하차하려 하지 않고 닫히는 객차문을 보며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불안함과 불편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어떤 승객은 객차의 비상용 무전기를 이용하여 다급하게 이 상황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열차가 움직이고 잠시 후 객차 사이를 점검하던 승무원으로 보이는 관계자가 지나가며 “방송 못 들으셨어요?”라고 말하며 다가 왔습니다.
남은 승객들은 사람이 너무 많아 내리는 도중에 문이 닫혔다고 하자. 지하철 관계자는 아무렇지 않은듯 곧 회차하여 사당역으로 다시 돌아가니 반대쪽에서 내리면 된다는 말과 함께 기관차 쪽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후 동일한 내용의 방송도 같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당역을 종착역으로 하는 4호선 뿐만 아니라 다른 지하철 라인에서도 간혹 종착역임을 알지 못하거나 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승객들이 있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한 두명이 아닌 한 객차의 일부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리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에 남은 승객들은 침묵과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열차가 되돌아 다시 사당역 플랫폼에 도착했을 때 당시 상황을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당시 플랫폼의 상황은 사진에서와 같이 계단을 통하여 출입하는 승객들과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 그리고 승/하차 하는 승객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다른 객차는 모든 승객이 내리기에 시간이 충분해 보였다. / 사진 윤선재 기자]
기자가 함께 탔던 사당행 열차의 객차는 7번차였으며 제때 내리지 못한 승객들은 대부분 7-3, 7-4를 이용하여 하차를 하려고 했던 승객들이였습니다.
당시 상황에서 사고는 없었지만, 누구 하나 문에 끼이기라도 하였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였던 만큼 승객들은 각자의 안전에 먼저 한 숨을 쉬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시 사당역의 플랫폼은 많은 사람으로 이동이 힘든 상황의 모습. / 사진 윤선재 기자]
지하철 기관사는 평소대로 운행을 하였다고 예상됩니다. 그러나 오늘 2019. 8. 23. 금요일 퇴근시간. 7번 객차의 승객들 중 일부는 질서있게 앞사람을 따라 자신의 순서에 맞게 하차하던 중 자신의 과실 때문이 아니라 막힌 인파 속을 뚫고 거칠게 내리지 않은 안전에 대한 믿음 때문에 의도치 않게 열차에서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승객들의 모습을 보며 과거와는 다른 성숙한 시민의식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사건은 단지 지하철 운전사의 실수만은 아닐 것입니다. 수 많은 인파가 예상되는 시간, 플랫폼에 별다른 조치없이 단지 몇몇 CCTV 모니터를 통하여 상황을 통제하기 바라고 그 모든 책임을 기관사와 승객에게 전가시키는 서울교통공사의 운영방식이 더 큰 문제로 비춰집니다.
늘 이용하는 대중교통. 편안함과 안전에 대한 믿음이 컸던 만큼 즐거워야 할 금요일 저녁, 그 실망감과 불안함 속에 그 믿음의 크기가 작아집니다.
윤선재 기자
allthatmotor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