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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일찍 막을 내린 영화 “Fly me to the moon”

2024.08.04. | 윤선재 기자

음모론을 다룬다고 하면 올리브 스톤 감독,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1991년작 <JFK>나 리차드 도너 감독 멜깁슨 주연의 <컨스피러시> 같은 영화를 생각하게 된다. 이런 영화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내용과 감독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들이 서로 뒤엉켜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으며 영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내용을 찾기 위해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 “플라이 미 투더 문(Fly me to the moon)”은 관객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그런 음모론에 기초한 복잡한 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머리를 식히며 음모론 대로 가짜가 될 수 있었던 아폴로 11호 달착륙에 관한 이야기를 진짜의 이야기로 이겨내는 과정을 재미나게 그려주고 있다.

달 착륙과 관련된 내용을 헐리우드식으로 풀어보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 제작자 ‘키넌 플린’은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하여 영화 플라이 미 투 더 문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각본도 너무 훌륭해 제작에만 참여하고자 했던 스칼릿 요한슨이 주인공 ‘켈리 존스’의 역할을 자신이 직접해야 한다고 나섰던 만큼 ‘로즈 길로이’의 각본은 훌륭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각본의 진가는 영화를 직접보면 스칼릿 요한슨이 왜 이 영화의 배역을 탐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1960년대 우주 개척 경쟁으로 미국과 소련을 이데올로기의 정점을 찍고 있었다. 누가 먼저 로켓 발사를 성공하느냐? 누가 먼저 인간을 우주로 보내느냐? 원자폭탄을 먼저 만들고 세계 제2차 대전을 승리를 이끌었던 미국이었지만 우주를 향한 기술과 경험은 당시 소련에 늘 한발 뒤쳐져 있었다. 지구 대기권 밖을 먼저 선점해야 서로의 공격에 대한 군사적 우위와 체제의 우위도 함께 가져다 준다고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경쟁은 너무나 치열했다.

소련에 뒤쳐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미국의 존 F 캐네디 대통령은 1962년에 10년 이내에 인간을 달에 보내고 무사 귀환 시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며 연설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폴로 계획은 진행되게 되었고 NASA는 빡빡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실험과 발사를 추진하게 된다.

아폴로 1호는 발사시험 도중 화재로 인하여 우주선에 탑승하고 있던 3명의 조종사가 모두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나게 된다. (이후 밝혀진 사고 원인으로는 우주인들의 탑승공간이 100% 산소로 채워져 있어 내부장치의 전기 스파크로 인하여 순식간에 화재가 발생하였고 3명의 우주인들은 안타깝게 숨지게 된다)

바로 이 아폴로 1호부터 발사책임을 맡고 있던 사람이 영화 속 “콜 데이비스(채닝 테이덤)”이고 그는 늘 그 사고의 기억과 책임으로 괴로워하며 밤마다 아폴로 1호의 발사장소를 찾아가 애도한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당시의 현실도 인간을 달에 보내고 무사히 돌아온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폴로 11호가 발사될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2개의 연설문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그 중 하나는 달 착륙 실패와 우주인들을 애도하는 내용으로 달 착륙 50주년을 맞은 지난 2019년에 그 문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그만큼 위험도가 높고 성공이 불확실한 가운데 영화 속에서 미국 정부가 묘책을 생각해 낸다. 바로 마케팅의 귀재 “켈리 존스(스칼렛 요한슨)”을 기용해 달 탐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고 더 나아가 달 착륙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이 탐사할 달의 모습과 같은 세트장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방송을 송출하여 대국민 아니 전세계인을 상대로 사기를 벌리려는 계획이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달착륙의 성공 여부보다 정권이나 체제의 유지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진실도 거짓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이면 무엇이든 괜찮았던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음모론은 과거부터 달 탐사에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 등을 바탕으로 수 없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과정이 어떻게 진행을 될 수 있을지 작가와 감독의 상상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통해 관객들에게 심각하지만 가볍게 뇌를 터치하듯 내용을 이끌어 나간다.

켈리와 콜의 첫 만남도 심상치 않다. 영화 초반부터 콜의 냉소적인 성격과 화재에 대한 트라우마를 잘 보여주던 콜 앞에서 켈리의 책에 불이 붙으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감정도 불붙기 시작한다.

영화가 진행되며 둘의 성격은 완전히 정반대인 것처럼 보인다. 그 둘의 티키타카는 영화 속에서 줄곧 이어지며 목적이 다른 두 사람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타기를 하는 이야기 속에서 둘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지게 된다.

영화는 음모론 중 하나인 달탐사 영상을 만들었을거라 여겨지는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이름을 잠시 거론하며 이 영화도 그런 음모론을 기초로 만들어졌지만 관객들도 그 정도 이야기는 알고 있다는 실소를 만들게 하고 각각의 상황들이 정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상황을 잘 묘사해주고 있다. 또 단지 당시의 대통령이었던 닉슨의 이름만 거론된 것으로 워터케이터 사건으로 대통령에서 물러났던 닉슨에 대한 불신과 감독이나 제작자의 정치적 성향도 드러내고 있다.

영화는 점점 더 켈리와 콜 두 주인공의 감정이 깊어짐에 따라 관객들도 영화의 내용이 진실에 더 접근해 주기를 바라게 된다.

콜의 사명감과 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켈리는 자신이 대한 이야기와 자신이 맡은 진짜 역할을 콜에게 이야기 해주게 되며 영화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지만 막강한 정부의 간섭에도 불구하고 지구 저 멀리 우주의 달 착륙 현장의 생생한 장면을 전세계에게 보여주게 된다.

달 착륙 음모론을 헐리우드식으로 해석해보면 어떤 내용일까? 물론 내용에 따라 무척 심각하게 다루어질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내용은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미국의 달착륙이 음모론처럼 진행된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여러 위험과 위기를 겪으면서도 극복하고 진실은 달에 갔다 왔고 그게 진실이라고 은근히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참고로 2024년은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을 한지 55년이 되는 때이고 미국의 60번째 대통령 선거가 있다.

영화 플라이 미 투더 문(fly me to the moon)은 자칫 심각해질 수 있는 내용을 로맨틱하고 코믹스러운 요소를 가미하여 1960년대의 미국의 색을 잘 포장해 놓은 한편의 마케팅 영화 같은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담백한 군더더기 없는 로맨틱 코메디로 잔잔하게 미소 지을 수 있는 감정의 물결을 만들어 낸다.

이 영화를 보는 과정에 있어 조금의 아쉬움이 있다. 바로 국내의 상영관 상황이었다. 수 많은 멀티플렉스 영화관 중에서 저녁 이후 1~2타임이나 오후 한번 상영하는 정도가 다였다. 영화를 기다리며 보고자 했던 입장에서 영화 상영 시간을 맞추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물론 수익성 여부에 따라 상영관 수와 상영시간을 정하게 되겠지만 막 시작한 영화가 2주정도 이후 상영관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한국 영화들이 선전하여 상영관을 싹다 점령해 그럴 수 있지만 다양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관객의 입장에서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리 재미가 없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 플라이 미 투더 문(fly me to the moon) 극장에서는 일찍 막을 내렸지만 이어질 OTT 시장에서는 역주행하게 되지 않을까? 미리 예상을 해본다.

윤선재 기자
allthatmotor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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