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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가도

2018.09.15. | 윤선재 기자

 

 

 

어느덧 뜨겁던 여름도 지나고 이제 저녁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도 합니다.

시간이라는 것이 언제 가는지 그 흐름을 쫓아보기도 전에 한 해를 넘깁니다.

봄이 가도.

영화 봄이 가도를 특별한 정보 없이 트레일러 영상만 보았다면,

단순한 가족영화… 그 중에서도 누군가 서로를 원망하며 만들어지는 일상에 있을 법한 그런 가정의 드라마 정도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저예산 영화의 그렇고 그런 조금은 엉상하게도 느껴질만 한 그런 스토리 구성도 보일 수 있고 진정 하고자 하는 말이나 담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게도 만듭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바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의 기억에서도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는 “세월호”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다시 생각하게 되실까요?

3개의 스토리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관객들에게 보여 집니다. 지금 저 화면의 저 배우의 배역은 무엇 때문에 저러는지 그 원인조차 제대로 비추어주지 않으면서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고 있는 현재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봄이 가도…. 이 영화는 시간이 흘러 이제 팽목항의 분향소 마저 사라지고 없는 이 사건에서 그 원인조차 아직도 모르고 있는, 정말 가해자는 없지만 피해자는 너무나 많은, 그런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하여 트라우마와 슬픔에 잠겨 있는 남은 가족들과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마지막…감독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표적인 시(時)로 함축적인 표현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은 자들은 슬픔을 간직한 그대로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산자들의 의무를 다 하고 있습니다.

The show must go on 이라는 작품의 제목이 저절로 떠 오르게 하는 상황에서…

어떤 이들은 이제 지겹다 그만하라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그 고통속에서 몸부림 치고 있기도 하며….
어떤 이들은 늘 보는 여러 사건과 영상들처럼 기억 속 어디엔가 흐릿하게 남아 있고
어느 순간 인터넷의 검색 기사와 영상으로 떠돌고만 있는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 사건이 머릿속을 지끈거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제대로 없던 상황에서,

봄이 가도는 ….

영화의 기법, 영상미, 음악, 배우의 연기, 주인공이 누구이냐 따위를 이 영화에서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보여지게 합니다.

다만, 아직은 잊어져서는 안 될, 그래서 남은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상기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선재 기자
allthatmotor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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