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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로 간 아이들

2018.11.04.  |  윤선재 기자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벌어진 사건에서 어느 집단 또는 개인의 고통은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6.25전쟁도 수십,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국가 전체가 폐허화 그리고 고아와 이산가족 등 우리 민족에게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고 있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 해 드릴 영화는 폴란드 선생님들이 6.25 전쟁 중 만난 전쟁고아들에 대한 기억으로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슬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폴란드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배우 추상미가 감독 데뷔를 하며 만든 이번 작품은 북한의 “꽃제비”가 소개되던 방송을 본 후 북한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영화는 다큐형식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인터뷰를 통하여 북한의 실상을 전해 주면서 앞으로 만들어질 영화의 주인공 캐랙터에 대한 탐구와 함께 6.25 당시 북한에서 폴란드로 보낸 1,500여명의 전쟁고아들에 대한 진실을 찾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포화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보내어진 폴란드의 작은 마을에서 폴란드 선생님들의 따뜻한 보살핌에 그 만큼 더 밝아진 그들은.

빠른 학습력으로 폴란드어와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폴란드 선생님들을 놀라게도 하고 의지하며 짧지만 평화로운 삶을 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이 폴란드로 보내어진 이유는 당시 북한의 전쟁고아를 인적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수단 중에 하나였기에 필요에 의하여 북으로 다시 송환되기에 이르게 됩니다.

당시를 회상하는 폴란드 할아버지의 주름 가득한 얼굴에서 두 번 다시 살아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어린 아이들을 떠나보내며 슬퍼했을 그들(폴란드인)의 심경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기도 합니다.

전쟁고아들이 머물던 마을에서 폴란드인들은 모두 자신들을 “엄마”, “아빠”로 부르게 하며 모든 아이들의 엄마이자 아빠가 되어 주겠다는 그들의 생각에서 당시 폴란드인들의 전쟁고아들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깊었는지 보여주어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더 놀라운 것은 북한이 폴란드나 다른 곳으로 보낸 전쟁고아들이 북한 뿐 아니라 남한의 고아들까지 전쟁 중에 끌려갔을 수 있다고 추정 되면서 ‘폴란드로 간 아이들’에서 나타난 전쟁고아의 문제가 단지 북한 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알려지지 않고 잘 몰랐던 6.25 전쟁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의 어려운 삶의 현실에서 벗어난 북한이탈주민들에게는 아직도 현재 진행으로 느껴질,

모르고 지나온 우리에겐 새롭게 역사의 한 부분을 인식시켜 줄,

역사 속의 역사 “폴란드로 간 아이들”입니다.

윤선재 기자
allthatmotors@gmail.com